성현이의 상담 메일

성현이를 위하여...

봄써니 2005. 3. 30. 20:10
 

선생님!!!

어제 성현이 정신과 상담을 하고자 주엽동에 있는 청아정신과에 갔었습니다

예약을 하지 않고 가서 의사선생님이 세미나에 참석하였다고 하여 진료를 받지는 못하고 다시 예약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곳에서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아동에 대한 책자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 책자에 의하면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는 학습능력의 저하가 아닌 단지 행동의 문제라고 합니다. 과잉행동장애 아동은 충동적이며 수분간도 집중하지 못하고 학교다니는 연령대 아동의 3-5%정도가 과잉행동장애 증상을 나타내며 특히 남학생에게 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과잉행동장애는 아동 자신뿐아니라 전 가족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주게되며, 과잉장애아동의 행동은 매우 혼란스러우며 그들 스스로도 어찌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부모는 이런 증상을 이해하고 아동을 사랑과 호의로 감싸야 하며 또한 아동의 선생님, 의사와 잘 협조하여 과잉행동장애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배워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여지껏 성현이를 보면서 성현이의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성현이의 나이에 충분히 자제할수 있슴에도 그러지 못하는 성현이의 생활태도등에 화가 나고 속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저의 잘못생각인것을 위 책자만으로도 알게되었습니다

왜 전에는 몰랐을까요

성현이에게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직 의사선생님의 확진은 없으나 성현이에게는 과잉행동장애의 증후가 있으며 성현이 자신도 위 과잉행동장애의 증상 및 징후 몇가지가 자신과 같다고 이야기 합니다

성현이 자신도 자신의 그러한 행동을 알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성현이도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위 과잉행동장애에 있어 수분간도 집중을 못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그것은 성현이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 혹시나 과잉행동장애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해봅니다

성현이는 잠자기 전에 책을 읽는것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찱흙으로 만드는 일 레고블럭 만드는 것, 책읽는것)을 할때는 몇시간이고 집중해서 합니다

 

위 책자에는  과잉행동장애의 증상 및 증후가 9개로 나타나 있는데 그중 성현이는 5개가 자신과 같다고 하며 두가지 정도는 일부는 그렇고 일부는 그렇지 않다고 하고 2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성현이가 자신과 같다고 하는 증상은

1. 앉은 자리에서 안절부절하거나 계속 꼼지락 거리거나 종종 교실을 목적 없이 배회한다

2.적절치 못한 때에 불쑥 말을 꺼내거나 종종 질문에 엉뚱한 답을 한다

3.줄을 서서 기다리지 못하고 게임이나 단체행동에서 순서 및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

4. 학교생활이 무절제하고 학교성적의 기복이 심하다

5.선생님들로부터 '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다''게으르다'또는 '품행에 문제가 있다'라는 말을 듣는다

 

일부 맞다고 하는 증상은

6.정리정돈을 할 줄 모르고 종종 물건을 잃어버린다, 학교나 집에서 부주의로 실수를 자주한다(정리정돈을 잘하지 못하는 것이지 하기는 한다고 하고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고 실수를 자주하는 편은 아니다라고 변명함)

7.친구가 없다든지 또래에 나쁜 평판을 듣는등 사회성(대인관계)이 결여되어있다(친구가 없는것은 아니라고함)(엄마생각은 위 증상은 성현이의 증상이라고 생각함)

 

전혀아니다라는 증상은

8.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위험한 행동을 한다(이것은 제가 생각해도 성현이의 행동은 아닙니다 성현이는 겁이 많고 위험한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높은데 올라가는 것을 싫어하고 또 새로운 것에 대하여도 겁이 많아 함부로 하지 않습니다)

9. 쉽게 어수선해지고, 숙제나 조그만 일도 끝내지 못한다(이것도 아닌것이 성현이가 학교숙제는 엄마가 지도해주어야만 하지만 엄마가 내준숙제는 글자를 잘 못쓰더라도 제가 오기전에 다해놓습니다)

 

어쨋든 제 생각은 성현이가 과잉행동장애 증상이나 증후가 있다고 느껴지며 자세하고 확실한것은 정신과의사선생님과 상담하고 검사등을 통하여 확진을 받아야 할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위 책자를 통하여 알게된것인데 위 과잉행동장애도 뇌에서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에 문제가 있어서 야기될수 있으며 부모중 한쪽 또는 모두에게 위 과잉행동장애가 있다면 자식에게도 위 증상이 나타날수 있다고 하며 그외 알려지지 않는 독성물질에 노출된경우, 유년시절의 어떤 질환 후에 나타날수 있으며성장과정에서의 발달문제가 관련될수 있으며 뇌손상이 원인이 될수 있다고 합니다

 

 

성현이의 원인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으나 남편도 어려서 그랬다고 하닌 유전적인 요인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고 성현이의 문제가 아닌 저와 남편과 그리고 환경이 문제 인것으로 여태껏 성현이의 잘못이라고 매일매일 지적하고 꾸지람하고 체벌하고 등등등 안좋은 쪽으로 아이를 닥달하였으니 성현이도 너무 힘들었을 것입니다

 

 

성현이에게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성현이는 정신과병원에 가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예전에 남편이 그랬거든요 멀쩡한 애를 정신병자 만든다고 성현이도 이러한 아빠의 말을 그대로 믿어 정신과에 가면 정신병자가 되는줄 압니다)

성현이는 자신의 잘못을 아는데 그리고 잘못된것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러한 행동들이 자꾸 나타난다면 그것은 성현이 잘못이 아니고 정신과 의사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라고 그랬더니 성현이가 자기가 그런행동을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하며 고치겠다고 하더군요(정말 고쳐질지 의문이지만요 그래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성현이가 기특하게도 느껴집니다)

 

정신과에 예약을 하고 성현이가 감기기운이 있어 내과에 갔는데 내과에 가서 감기증상에 대한 진료를 받고 성현이의 정신과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더니 그 내과 선생님의 이야기는 자신의 아들이라면 정신과에서 처방해주는 약은 먹이지 않겠다고 하며 영양상의 대사이상으로 집중력이 부족하고 행동이 부산하고 학습능력이 저하된다고 하시며 체내의 영양불균형 상태와 중금속오염 및 내분비기능을  평가하기위한 모발검사를 하라고 하시어

물에 빠진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것처럼 모발검사도 해보겠다고 하였고 바로 모발검사를 하였고 그 결과는 일주일이 지나서 나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성현이가 안짱다리 식으로 걸어서 정형외과에 가서 걸음거리 교정하는 발교정기(신발밑창에 깔음)를 구입하여 착용하였습니다

 

성현이를 위해서 많이 노력합니다

이제는 성현이를 보고만 있을 때가 아닌것 같습니다

과잉행동장애는 성현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고 병인것입니다

아직 위 과잉행동장애에 대한 의사의 확진은 없으나 그러한 증후등이 있는 것으로 과잉행동장애가 아니더라도 그와 유사한 증상으로 선생님의 이해와 도움 사랑이 전적으로 필요합니다

 

오늘 잠자리에서 성현이가 저를 부르더니 할말이 있다며 이런 말을 합니다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신것이 너무 허무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빨리 보았으면 안돌아가셨을 수도 있다고요

성현이는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신것이 너무 큰 충격이었나봅니다

당시는 그러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1년반이 지났는데 지금에 와서 그러한 말을 하니 말입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것은 성현이 3학년 여름방학때였고 성현이와 할아버지가 단둘이 있을때 할아버지는 주무시고 성현이는 텔레비젼을 보았는데 할머니가 나갔다 들어오셔서 점심상을 차리고 성현이보고 할아버지를 깨우라고 하였더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으로 성현이는 할아버지의 돌아가신 모습을 가족들중 제일 처음 보았던 것입니다 성현이를 너무너무 사랑하시고 좋아하시고 성현이와 친구같이 지내시던 할아버지였는데 그런 할아버지가 아무말도 없이 주무시면서 돌아가시니 성현이에게는 너무 큰 충격이었나 봅니다

 

금요일 밤에는 퇴근후에 성현이와 조카들과 같이 덕양어울림 극장에서 있었던 유니버셜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발레를 보았습니다 물론 성현이가 가만히 있지를 않아 공연관계자로부터 몇차례 주의를 받았지만 어쨋든 무사히 다 보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제가 성현이에게 물었죠 사는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요 성현이가 하는 말이 미로같다고 하더군요

왜 그러냐고 하니까 힘들다는 말을 합니다

그 어린 나이에 무엇이 그렇게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빨리 어른이 되고 싶지 않느냐고 하였더니 전혀 라는 말을 하며 계속 어린이 였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현이가  삶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과 죽음에 대한 생각때문에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또 어른이 되고 싶지 않고 계속하여 어린아이로 남고 싶어서 5학년인 지금도 유아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저런 성현이의 생각들로 오늘도 후딱지나고 지금도 늦은 밤입니다

엄마 마음으로는 정신과에서 ADHD라고 확진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고 다만 성현이가 살아온 환경과 애정결핍, 고집이 센것 등의 이유로 현재 산만하고 제멋대로 인 것이라고 믿고싶습니다 확실하게 관심을 갖고 보살핀다면 성현이는 충분히 나아질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물론 ADHD도 관심과 사랑으로 충분히 극복할수 있지요 그러나 아와 어의 차이가 있듯이 엄마인 저는 ADHD가 아니었음을 바래봅니다

 

성현이에 대한 선생님의 관심과 애정에 감사를 드리며...

성현이때문에 잠못이루는 성현이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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