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이의 상담 메일

오늘 소아정신과에 다녀왔습니다

봄써니 2005. 4. 7. 12:55
보낸날짜 2005년 04월 01일 금요일, 밤 12시 53분 31초 +0900 (KST)
보낸이 "sunny"     무선메시지 메신저 친구추가  
받는이 "영주샘"




선생님! 피곤하신데 메일 답변해주시고 고맙습니다

저도 너무 피곤하고 힘이 듭니다


오늘 주엽동의 청아소아정신과에 갔었습니다

아직 정확한 진단내용은 모르겠습니다

과잉행동장애가 아닐수도 있고 그것보다 더 심한 것일 수도 있다는데...

부모설문지와 아이 설문지를 받아가지고 오고 다음주에 다시 진료받기로 예약하고 왔습니다

 

 

오늘은 성현이가 저녁시간이 다되어 4시지나서인가요 저에게 전화를 걸어서 자기가 냄비에다가 밥을 해먹겠다며(집에전기밥솥에 밥이 없었음) 저에게 밥을 할수 있게 허락해 달라고 하여 너가 밥하는 것을 아느냐고 하였더니 학교에서 배웠다고 하여 그러면 가스불 조심하고 손 데이지 않게 잘 해보라고 하였는데 집에 와보니 작은 냄비에 밥을 해서 그 밥을 전기밥솥에 넣어 두었지 뭡니까

밥이 뜸이 들들었지만 참 성현이가 혼자서 밥도 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 얘가 다 컸네 그런 생각이 듭니다

 

혼자 밥도하고 그것도 저도 잘 못하는 냄비 밥을...

 

저는 솔직히 선생님께 저희 아이의 상태에 대하여 다른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그대로 알려주고싶지는 않았습니다 사람에게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아이도 그렇게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한 염려 때문에 선생님께 그러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으나...

똑같은 이야기를 여러사람에게 듣는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자각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선생님께 도움요청을 하는 것이지요

또한 선생님께서도 우리 성현이 때문에 학교생활이 힘드시니까 제가 성현이에 대한 객관적인 이야기를 미리해줌으로써 마음에 준비를 하셔서 덜 힘드시게 되지는 않을까하고 성현이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다하였던 것 입니다 성현이를 그나마 이해하실수 있도록...

 

현재 저는 우리 성현이가 ADHD 이더라도 아니 그보다 더 심한 정신병이라도 고쳐야 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였습니다

몸도 지치고 피곤하고 힘들지만 성현이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고 잠을 못이루겠습니다

지금도 피곤한 몸으로 눈이 반쯤 감겨오는데 메일을 적습니다

 

앞으로 정신과 진료는 계속 될것입니다

선생님께서 성현이의 진료를 위하여 필요한 의견을 제시해주시기바랍니다

(객관적인 자료, 다른 아이와 다른점, 정신과 상담이 꼭 필요한 행동등등등)

또한 선생님과의 메일내용도 정신과 상담자료로 의사선생님께 제공하려고 합니다

 

저에게는 너무 사랑스런 아들이고 저의 말이라면 공부관련된 것만 빼놓으면 뭐든지 다 척척해줍니다. 컴퓨터 그만하라고 하면 그만하고, 슈퍼에 가서 뭐 사오라고 하면 사오고, 음식물쓰레기 밖에 음식물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라고 하면 갖다 버리고, 경비아저씨께 인사도 잘하고, 교통신호도 잘 지키고 절대로 무단횡단하지 않고, 엄마한테 사랑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고... 저에게는 너무 착하기만 한데

착하게만 생각해서 그런것인가요

그렇죠? 그런데 그게 엄마마음인가봐요 내아들은 뭘 해도 다 착해보이는...

 

성현이가 제 속을 썩이는 것은 그 첫번째가 학교생활과 관련된 것으로 책가방 정리를 할때 자기가 필요한 것만 정리한다는것, 숙제를 잘 안한다는것, 준비물도 별로 신경안쓰는 것 이죠 성현이는  숙제도 하기 싫으니까 안해도 되고 준비물도 가져가고 싶지 않으니까 안가져가고 책가방에 만화책이나 가지고 놀 장남감이나 넣어가지고 가니...

어떨때는 이해가 되기도 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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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이가 더러운 짓을 하는 것은 왜하는지 저도 참 이해가 안갑니다

친구들도 이해가 안가겠죠

이미 성장하면서 떨쳐버려야 할것을 아직도 그러한 행동을 하고 있으니

아마도 집에서는 제가 더러운 짓을 하면 예를 들어 코를 후빈다던가 하면 휴지로 닦으라고 하고 주의를 주어 제 앞에서는 더러운 짓을 하지는 않는데...

 

또 식사할때는 너무 급히 먹어서 그런지 밥풀을 많이 떨어뜨려 많이 혼나곤했습니다 그것도 주의를 많이 들었는데... 학교에서도 밥풀을 많이 떨어뜨리나 보죠

 

성현이게게 학교에서 침을 묻쳤느냐 코를 아무데서나 아무렇게 풀었느냐 코딱지를 버렸느냐 등등 물어보면 그게 아니라고 합니다

거짓말인것인가요 아니면 무의식적이고 습관화된 행동으로 기억을 못하는 것인가요

 

참 이상하게도 성현이는 다른 사람 더러운 것을 못보는 결벽증이 있는 아이인데...

정작 자기 자신은 더러운 짓을 하고 있으니 (그러니 정신과 치료를 계속 받아야 겠지요)

성현이는 어렸을 적도 제가 먹던 물컵으로 절대로 물을 마시지 않았으며 자신의 물컵에 이상한 것이 들어갔으면 그 물컵에 물을 버리고 새물을 주더라도 먹지않고 새컵에 물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친구네 집에 가서도 친구엄마가 주는 과자도 절대로 먹지 않았고 생일파티에 초대되어 가더라도 음식을 하나도 먹지 않고 옵니다. 이상하죠

 

저는 우리아들이 독특하고 특이하다고 생각하였을뿐 더이상 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성현이의 그러한 증후들이 지금의 성현이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문제의 아들에게는 문제의 부모가 있다고 생각하며 저의 잘못으로 성현이가 이지경에 이르렀으니

바로잡기 힘들어도 힘닿는데 까지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선생님의 답변메일 너무 감사드리고 성현이에게 관심가져주어서 너무 감사드리고

힘드시거나 피곤하실때 답변안해주셔도 되고 강제적인 것이 아니니 제가 메일을 보내는것에 너무 부담느끼시지 마시고 저의 답답한 마음을 선생님께 메일로 보내어 선생님이 그 메일을 보는 것만으로도 저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선생님이 답변을 안하시더라도 성현이의 집에서의 생활등에 대하여 종종 (그것이 매일이 될수도 있고 또 일주일이 될수도 ...)보내드리오니 읽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이만.